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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도종환 접시꽃 당신, 흔들리며 피는 꽃 해석

by &38^^@& 2021. 10. 8.

아름다운 시 도종환의 접시꽃 당신, 당신은 누구십니까?, 흔들리며 피는 꽃, 귀가의 해석입니다. 음악은 서정적인 Chuck Mangione의 Children of Sanchez OST 앨범입니다. 감동적인 시와 강동적인 음악과 함께 잠시 마음의 휴식을 가시세요.

 

도종환 시인

작가는 1954년 9월 27일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충북대 국어교육학을 졸업하고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77년 청산고등학교 교사를  시작으로 2004년까지 덕산중학교 교사를 지내며 제19대, 제20대 국회의원과 2017년에는 문화체육부 장관을 하셨죠.

 

 

접시꽃 당신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 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하고

당신과 내가 갈아엎어야 할

저 많은 묵정밭은 그대로 남았는데

논두렁을 덮는 망촛대와 잡풀가에

넋을 놓고 한참을 앉았다 일어섭니다.

마음 놓고 큰 약 한번 써보기를 주저하며

남루한 살림의 한구석을 같이 꾸려오는 동안

당신은 벌레 한 마리 함부로 죽일 줄 모르고

약한 얼굴 한 번 짖지 않으며 살려했습니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 받아들어야 할

남은 하루하루의 하늘은 끝없이 밀려오는 가득한 먹장구름입니다

처음엔 접시꽃 같은 당신을 생각하며

무너지는 담벼락을 껴안은 듯

주체할 수 없는 신열로 떨려왔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에게 최선의 삶을 살아온 날처럼,

부끄럼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마지막 말씀으로 받아들어야 함을 압니다.

우리가 버리지 못했던

보잘 것 없는 눈 높음과 영욕까지도

이제는 스스럼없이 버리고

내 마음의 모두를 더욱 아리고 슬픈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날들이 짧아진 것을 아파해야 합니다.

 

 

암으로 사별한 아내에 대한 사랑을 혼잣말처럼 조용히 자신의 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 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죽음에 대한 슬픔과 인간적인 감정을 서정적으로 표현하며 인간의 유한성에 대한 깨달음을 바탕으로 영원한 사랑에 대한 의지로 승화시킨 감동적인 작품입니다.

함민복 시인의 부부
긴 상이 있다/한 아름에 잡히지 않아 같이 들어야 한다/좁은 문이 나타나면/한 사람은 등을 앞으로 하고 걸어야 한다/뒤로 걷는 사람은 앞으로 걷는 사람을 읽으며/걸음을 옮겨야 한다/잠시 허리를 피거나 굽힐 때/서로 높이를 조절해야 한다/다 온 것 같다고/먼저 '탕'하고 상을 내려놓아서도 안 된다/걸음의 속도도 맞추어야 한다.

Chuck Mangione - Children of Sanchez (1978)

 

- Children Of Sanchez Overture

- Lullabye (Instrumental)

- Consuelo's Love Theme

- Lullabye (Vocal Version)

- Children Of Sanchez Finale


당신은 누구십니까?

 

강으로 오라 하셔서 강으로 나갔습니다.

처음엔 수천 개 햇살을 찬란하게 하시더니

산그늘로 모조리 거두시고

바람이 가리키는 아무도 없는 강 끝으로 따라오라 하시는

당신은 누구십니까.

 

숲으로 오라 하셔서 숲속으로 당신을 만나러 갔습니다.

만나자 하시던 자리엔 일렁이는 나무 그림자를 대신 보내곤

몇 날 몇 밤을 붉은 나뭇잎과 함께 새우게 하시는

당신은 어디에 계십니까.

 

고개를 넘으라 하셔서 고개를 넘었습니다.

고갯마루에 한무리 기러기떼를 먼저 보내시곤

그 중 한마리 자꾸만 뒤돌아보게 하시며

하늘 저편으로 보내시는 뜻은 무엇입니까.

 

저를 오솔길에서 세상 속으로 불러내시곤

세상의 거리 가득 물밀듯 밀려오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타났단 사라지고 떠오르다간 잠겨가는

당신은 누구십니까.

 

상처와 고통을 더 먼저 주셨습니다 당신은

상처를 씻을 한접시의 소금과 빈 갯벌 앞에 놓고

당신은 어둠 속에서

이 세상에 의미없이 오는 고통은 없다고

그렇게 써놓고 말이 없으셨습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저는 지금 풀벌레 울음으로도

흔들리는 여린 촛불입니다.

당신이 붙이신 불이라 온몸을 태우고 있으나

제 작은 영혼의 일만팔천 갑절

더 많은 어둠을 함께 보내신

당신은 누구십니까.

 


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흔들리며 피는 꽃의 해석
표현상 ~으랴, ~나니는 운율감과 동시에 고난의 펼 연성과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화자의 의지가 있습니다. 꽃이 피는 평범한 자연현상을 인간의 삶에 접목하여 인생의 진리를 형성화한 작품입니다.

바람에 흔들리고 비에 젖는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는 것처럼 우리 삶의 방황, 고뇌, 고통, 슬픔 등은 우리의 삶을 성숙하게 하고 완성시키는 것이므로 이를 부정하거나 회피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수용하자는 큰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아름다운-꽃
아름다운 꽃

 

 

귀가

 

언제부터인가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은 지쳐 있었다

모두들 인사말처럼 바쁘다고 하였고

헤어지기 위한 악수를 더 많이 하며

총총히 돌아서 갔다

그들은 모두 낯선 거리를 지치도록 헤매거나

볕 안 드는 사무실에서

어두워질 때까지 일을 하였다

부는 바람 소리와 기다리는

사랑하는 이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고

지는 노을과 사람의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게 되었다

밤이 깊어서야 어두운 골목길을 혼자 돌아와

돌아오기가 무섭게 지쳐 쓰러지곤 하였다

모두들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라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의 몸에서 조금씩 사람의 냄새가

사라져가는 것을 알면서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터전과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시간을

벌기 위해서라 믿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 쓰지 못한 편지는

끝내 쓰지 못하고 말리라

오늘 하지 않고 생각 속으로 미루어둔

따뜻한 말 한마디는

결국 생각과 함께 잊혀지고

내일도 우리는 여전히 바쁠 것이다

내일도 우리는 어두운 골목길을

지친 걸음으로 혼자 돌아올 것이다

 

귀가
사는 일이 왜 이렇게 바쁘고 정신없는지 모르겠어요. 많이 바쁘시지요가 인사가 된 지 오래고 한밤이 되어서 전철이나 버스에 몸을 기대며 돌아오는 날이면 늦은 골목길의 희미한 가로등이 왜 그렇게 서글프게 느껴지는 건지요. 인간답게 살기 위한 거라 자위하며 더욱더 헤어지기 위한 악수를 많이 하고 낯선 서리를 지치도록 헤매 보지만 그럴수록 우리 몸에선 사람 냄새가 아닌 외롭고 쓸쓸한 냄새가 배어나곤 하죠. 바쁘다는 핑계로 오늘 못다 한 이야기, 일상에 쫓겨 잊고 있었던 소중한 말들, 꼭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를 무심코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할 때인 거 같네요.

도종환 접시꽃 당신, 흔들리며 피는 꽃에 대란 감상과 해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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